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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준, 6년 만에 통산 2승 달성

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이테라 기자(topgolf2269@naver.com) | 기사입력 2021/05/30 [18:06]

문경준, 6년 만에 통산 2승 달성

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이테라 기자 | 입력 : 2021/05/30 [18:06]

 

문경준(39)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6년 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문경준은 지난 30일 경기도 여주에 자리한 블랙스톤 골프클럽 북, 서코스(파72. 7,284야드) 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3라운드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했다. 2015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지 6년 만에 통산 2승째다. 우승상금은 1억 4천만 원.

기상 악화로 인해 둘째 날 경기가 취소되어 54홀로 축소 운영된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선두 서형석(24)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챔피언조로 출발한 문경준은 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4∼6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 3개를 잡은 서형석에게 3타 차로 뒤진 채 8번 홀(파3)을 맞았다.

 

이 홀에서 문경준은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서형석은 1.5m 파퍼트 기회를 놓쳤다. 1타차로 따라붙은 문경준은 13번 홀(파4)에서 서형석의 보기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어진 14번 홀(파4)에서 문경준은 두 번째 샷을 홀 2m 옆에 떨구며 버디를 잡았고, 서형석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뒤 4m 남짓 파퍼트마저 실패했다. 단숨에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문경준은 남은 4개 홀을 파로 잘 막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 2007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문경준은 성실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테니스를 하다 대학 때 골프로 종목을 바꾸면서 늦게 시작한 만큼 많은 연습량으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2019년 7차례나 톱10에 올라 무관이면서도 꾸준한 성적을 인정받아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첫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이 없어 애를 태우다가 드디어 올 시즌 네 번째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게 됐다. 

문경준은 TV 우승 인터뷰를 통해 “꿈을 꾸는 듯하다.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곁에 계셨다면 훨씬 더 기쁘고 좋았을 것”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동안 여러 번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살리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시즌에는 다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2019년 제네시스 대상 1위 자격으로 받은 2020년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시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까지 연장된 문경준은 “하반기에 백신을 접종하고 유럽 무대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들 셋 아빠인 문경준은 "얘들아, 아빠 우승했다, 고기 먹자.”라며 기쁨의 함성을 외쳤다.

함정우(27)가 마지막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으며 3타를 줄인 1타 차 단독 2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다. 1, 2라운드 선두를 달려 대회 2연패를 기대했던 디펜딩 챔피언 서형석은 초반 버디 3개로 줄인 타수를 보기 3개로 맞바꾸며 더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해 6언더파 210타, 공동 3위로 만족해야 했다. 서형석과 함께 김태호, 저스틴 신이 공동 3위, ‘10대 돌풍’의 주역 김주형(19)은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쳐 5언더파 211타로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INTERVIEW

 

정말 오랜만에 우승했다. 우승 소감과 최종라운드 경기는 어땠는지?

첫 우승 이후 그동안 우승 찬스가 많았다. 하지만 우승을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고민하고 스윙도 고쳐보고 연습도 더 열심히 하고 여러가지 노력을 했는데도 우승을 못 했다(웃음). 오늘은 편안하게 내 경기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에만 집중했다. 잘 되는 것 잘 안 되는 것에 대해 피드백을 얻는 데 집중했다. 경기 초반에는 그린 경사를 잘 못 읽어 짧은 퍼트도 놓쳤지만 전반적으로 샷이나 퍼트가 잘 됐다. 모든 것이 다 좋았다(웃음).

 

약 6년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진짜 기분은 어떤지?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하고 난 뒤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많이 떨리기도 했다. 그린에서 마지막 퍼트를 남겨두고 많은 생각이 들면서 차분해졌다. ‘이게 꿈인가? 진짜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우승의 원인을 꼽아보자면?

그동안 우승 찬스를 놓쳤을 때 뒷심이 부족하다는 등 주위에서 여러 말을 들었다. 이게 실력이라고 받아들였고 우승을 위해 더 많이 연습했고 책도 많이 읽었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나아질 것 같다. 

 

올해 나아진 점이 있다면?

그동안 우승을 놓쳤을 때 주변에서 ‘긴장했냐’, ‘떨렸나’ 등의 말을 많이 들었다. 나는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닌데… (웃음) 돌이켜보면 3라운드나 최종라운드에서 한 번씩 꼭 무너졌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너무 많은 정보들을 갖고 있었다. 체력적으로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긴장된 상황에 처했을 때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드라이버샷 거리도 많이 늘었다. 

 

올해 초 유러피언투어에서 파4 홀인원을 하는 등 좋은 징조가 있었는데?

맞다. 좋은 기운이 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 2019년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했을 때도 그해 초 전지훈련 때 홀인원을 두 번이나 했다(웃음).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다 남들보다 골프를 늦게 시작했는데? 조금 더 골프를 일찍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하는지?

그때의 경험과 기반을 바탕으로 현재 골프 선수의 삶을 살고 있다. 늦게 시작해서 후회하지는 않는다. 골프를 일찍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골프에 대한 재미를 100% 만끽하지 못했다(웃음).

 

최근 읽고 있는 책은?

골프 멘탈, 유명 인사의 자서전, 명상 관련 좋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을 읽는다. 또한 육아와 관련된 책도 자주 읽는다. 아내가 육아를 전담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내 인생에 있어 소중하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우승 이후 새로 목표를 세웠는지?

이전에 우승을 놓쳤을 때는 아직 우승할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시즌 첫 승을 넘어 ‘제네시스 대상’, ‘제네시스 상금왕’도 받고 싶지만 유러피언투어 시드도 있고 아직 확실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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