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정상 등극, 세계랭킹 3위로 도약 드디어 고진영(28)이 해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며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고전한 고진영은 지난주 열린 혼다 타일랜드 공동 6위로 7개월 만에 LPGA투어 톱10 안에 들었고 이번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 세 번째 대회에서 시즌 첫 승과 함께 투어 통산 14승째다. 또 한국 선수가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전인지(29) 이후 19번째 대회만이다. 대회 둘째 날 고진영은 7타를 줄이며 공동 9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는 전날 밤부터 70mm가 넘는 많은 비가 오며 오전에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결국 일몰에 가까운 시간에 2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셋째 날 고진영은 이틀 연속 7언더파를 치며 중간합계 14언더파로 2위 넬리 코다와 2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전날 공동 2위였던 김효주는 한 타를 잃어 신지은 등과 합계 8언더파 공동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종일 빗속에서 치러졌으며, 중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경기는 11시 31분부터 약 2시간 1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고진영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3개를 낚아 2위에 3타 앞선 10번 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이 그린 주위에 놓이는 위기를 맞았으나 파로 지켰다. 이어 11번 홀(파4) 이날 유일한 보기가 나왔고, 다니엘 강(미국)이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바짝 추격했다.
고진영은 13번 홀에서 약 4m 이상의 중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다시 2타 차로 달아났고, 다니엘 강이 16번 홀(파5)에서 타수를 잃으면서 공동 2위권과 격차가 3타가 됐다. 이후 갑자기 내린 폭우로 경기가 약 1시간 정도 중단됐다가 재개된 후 3타 차로 앞선 채 마지막 18번 홀(파4)에 들어선 고진영은 그린으로 향하면서 수건으로 눈가를 닦을 정도로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코다가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좁혔지만 침착하게 파로 우승을 확정 짓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다니엘 강이 14언더파 274타 공동 3위, 김효주(28)가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8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5언더파 283타로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우승으로 고진영은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섰다. 7일 발표한 여자골프 주간 세계랭킹에서 5위에서 2계단 뛰어오른 3위를 차지한 것.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 넬리 코다(미국)에 이어 ‘빅3’에 복귀한 고진영은 본격적인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나선다.
아타야 티티쿨(태국), 이민지(호주), 렉시 톰슨(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전인지(29), 김효주(28),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4∼10위다. 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신지애(35)는 12계단 오른 54위를 기록했다.
INTERVIEW 우승 소감은? 한 주가 너무 길었다. 작년에 이 대회에서 우승한 후에 우승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똑같은 시기에 우승했지만, 이번 우승을 하고 나서는, ‘내가 또 우승할 수 있겠다’는 자만심보다 ‘이 대회 우승하기 전처럼 정말 열심히 해야 우승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오래 걸렸다면 오래 걸렸고, 짧다면 짧았지만 그 기간 동안 두 단계는 성장한 것 같다. 앞으로 이 우승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나? 13번 파 5홀이었던 것 같다. 티샷이 살짝 왼쪽으로 갔는데 스탠스가 너무 안 좋았다. 그래서 세컨샷을 50미터 정도 보내놓고, 세번째 샷을 200m 정도 남겨놓고 쳤는데, 거기에서 버디를 한 것이 가장 컸다.
18번 홀 위에서 흘린 눈물은 어떤 의미였나? 모르겠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고... 프로 데뷔하고 나서 첫 우승 했을 때 났던 눈물처럼 뭔가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끊임없이 자신을 믿는다는 건 쉽지 않다. 어떻게 끝까지 자신을 믿었나? 계속 스스로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연습을 열심히 했고, 그 누구보다 흘린 땀과 눈물이 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식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중요한 우승’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LPGA에 와서 우승을 14번 했는데, 그 우승 중 내가 느꼈을 때 가장 중요한 우승인 것 같다. 작년에 성장하는 시간이 있음으로써 이 우승이 있고, 이 우승으로 인해서 남은 시즌에 대해서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알게 된 대회다. 메이저 대회들도 있지만, 뭔가 마음적으로 가장 치유받은 대회는 이 대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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