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롬제약 및 호랑이건강원 『양승열 회장』도전하되 정직하게, 실패하되 다시 일어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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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롬호랑이건강원본사전경 |
일언이인 중치천금(一言利人 重値千金). 남을 이롭게 하는 말 한마디는 무겁고 귀하기가 천금과 같다는 말이다. 명심보감 언어편에 나오는 말이다. 세계 경영史에는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경영 어록을 남긴 CEO들이 적지 않다. 경영 어록은 한 시대, 한 기업의 정신을 담은 압축 파일이자 언어의 결정체다. 몇 줄의 언어 속에는 그 기업을 일군 철학과 집념, 그리고 판도를 바꾼 에너지가 녹아 있다. 탁상 위에서 나오지 않고 거의가 실패의 늪이나 현장에서의 고뇌, 시대의 풍랑에서 나온다. 그래서 『피와 땀의 전율』과 생경한 『날 것』의 향취가 난다. 어록은 곧 경영자의 삶 그 자체다. 그런 어록은 기업의 그 어떤 경영전략보다 힘이 강하다. 때로는 한 문장이 수십 장의 보고서보다 더 깊이 가슴을 흔든다. 경영전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지만, 어록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들지 않고 오히려 빛이 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영감을 던지며,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을 바꾼다. 이 얘기들은 오롯이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의 한 우물에만 천착(穿鑿)하고 있는 『양승열 회장』의 실패와 도전의 사업 여정과 맞닿아 있다. 그 역시 CEO로서 수많은 부침(浮沈)을 겪으며 자신만의 어록을 짓기도 하고, 『경영 9단』들의 촌철살인 같은 한 문장에 감읍(感泣)하여 눈물 흘리기도 하였다. 양승열 회장의 어록은 어떤 함의(含意)를 품고 있는지 그 이야기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무풍천지무화개(無風天地無花開), 무로천지무결실(無露天地無結實) : 내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
무풍천지무화개(無風天地無花開), 무로천지무결실(無露天地無結實).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필 수 없고, 이슬 내리지 않는 곳엔 열매도 없다는 말이다. 양승열 회장 집무실에 앉자마자 거두절미하고 그의 어린 시절 삶의 편린이 응축된 『맹아기(萌芽期)』가 궁금하여 첫 질문을 던졌다. CEO인 그의 풍모(風貌)는 한눈에 봐도 준수하고 고생을 별로 해보지 않은 금수저의 모습을 은연중 풍겼기에. 하지만 필자의 이런 착각과는 180도 판이하게 극적이고 가슴 시린 서사(敍事)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유년 시절 서울 변두리 도시 빈민들이 사는 동네에 살았습니다. 풍족한 시절이 아니였기에 딱히 이렇다 할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컸습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막노동과 음식배달이나 잡부 일을 전전하며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누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였는가요. 어린 마음에 겪은 사회적 멸시(蔑視)와 수모(受侮)는 정말이지 참기 힘들었습니다. 그 때의 제 심정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고 할까요.”
순간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 돌아보니 당시 『고난의 시간』이야말로 부모님이 제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자 유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찌감치 세상의 밑바닥을 경험하다 보니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떤 힘든 일도 가리지 않고 묵묵히 해내는 끈기와 뚝심도 생겼다고 할까요. 저희 아버님은 늘 유머가 넘치시고 자식들을 다정하게 감싸주던 분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신 말씀은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네 손으로 벌어먹고 살아라.’ 이 무언(無言)의 가르침은 이제껏 사업을 하면서 판단이 흔들릴 때마다 의지하는 원칙이자 길라잡이가 되었습니다.
인간사 새옹지마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겠지만, 저는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를 강하게 단련시켜 주신 부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철부지 시절 혹독한 시련도 겪었지만, 정주영 회장의 그 유명한 어록 ‘시련이지 실패가 아니다’를 늘 새기고 있습니다.”
![]() ▲ SR원외탕전실 |
오랜 기간 준비 끝, 이제 『정성으로 진짜』를 만듭니다 : 『호랑이건강원』의 위대한 설립 이념이자 존재의 이유
현대 경영의 구루(Guru) 『피터 드러커』 교수는 “모든 비즈니스는 반드시 위대한 미션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객가치에 기여』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 기업이 세상에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할 것인지, 궁극적인 목적을 뜻하는 개념이 즉 『사명(Mission)』이다. 사람은 가치있는 일에는 열정을 다해 헌신하기에, 사명이 명확하다면 경영의 나머지 요소들은 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한마디로 우리 기업을 대표하는 『한 문장』이 있느냐다. 양 회장이 생각하는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의 미션은 무엇일까 무척 궁금하다.
![]() ▲ 새롬한방과학연구소 |
“처음부터 제가 한약재 사업을 꿈꾼 것은 아닙니다. 군 제대 후 생계가 막막하여 직장을 찾다가 우연히 한방의약품 유통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전국의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돌아다니며 의사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약재도 공급하는 일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 인생의 대부분이 『한약재』라는 단어와 깊숙하게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옛날 고승들이 얘기하는 『대오확철(大悟確騰)』같은 확실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고 할까요(웃음). 결정적인 모멘텀은 현장에서 본 『한계』입니다. 좋은 의사와 좋은 처방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균일(均一)하지 않은 한약재, 검증되지 않은 원료 때문에 치료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직접 목도(目睹)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누군가는 이 부분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 일을 오래 해왔다면, 그 누군가가 나여도 좋지 않을까. 이런 소명의식(召命意識)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그때부터 단순 유통을 넘어 품질 관리와 안전성 검증, 나아가 건강식품 개발까지 확장하는 쪽으로 회사를 『환골탈태(換骨奪胎)』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이 결코 녹록지만은 않았습니다. 코스트도 많이 드는 데다가, 눈앞의 이익보다는 긴 호흡을 요구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고해 보면, 고뇌 어린 선택이 있었기에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이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식품 시장도 이미 기라성 같은 대기업들이 치열하게 이전투구(泥戰鬪狗)하고 있는 『레드 오션 (Red Ocean』 아닌가 하고 정곡(正鵠)을 찔렀다.
![]() ▲ 새롬호랑이라이브러리 |
“저도 그 점은 이미 충분히 알고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새롬제약』이라는 회사를 통해 35년 가까이 쌓아온 소중한 노하우는 그 어느 대기업도 흉내 내기 어려운 『호랑이건강원』만이 갖는 차별적 경쟁력이요 『게임 체인저』라고 자부합니다. 저는 실제로 그 경쟁력을 현장에서 두 눈으로 똑똑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호랑이건강원의 비전은 결코 『큰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한 회사, 그래서 한방 시장의 저변 확대와 과학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직한 연구와 정성스러운 제품으로 ‘진짜 『한방 건강브랜드』는 이런 거구나’라는 말을 듣는 것, 그것이 저희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이 지향하는 모습이자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랑이건강원』, 그 이름 속에 함축된 시크릿 코드 :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양승열 회장의 사업 얘기에 귀기울이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래서 이번에는 화제를 호랑이건강원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슬쩍 돌렸다. 그로부터 여기에 담긴 함의(含意)를 듣고 보니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가 없다.
“2004년경 우리 새롬제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외사촌(설명수)이 미술 전공자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았습니다. 그의 제안으로 『호랑이』라는 이름을 처음 쓰게 되었어요. 저는 여기에 『건강원』을 결합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건강원』은 출발부터 엄청난 난관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인다. 건강원이라는 단어가 구태의연하다. 차라리 건강원이라는 말을 빼라.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지점(地點)에 강한 필을 느꼈고,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역발상(逆發想)』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랑이』라는 말은 한국적인 이미지, 전통적인 한방(韓方)의 기운을 동시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우려했던 점은 『건강원』이라는 단어가 주는 『3류 이미지』였다고 한다. “저는 이 말을 버리기보다, 디자인과 제품의 퀄리티로 그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말을 세련된 브랜딩으로 반전시키면, 오히려 더 강력한 『브랜드 임팩트』가 창출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저는 『호랑이』는 버려도 『건강원』이라는 말은 절대 살려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건강원이라는 이름은 앞으로 건강과 관련된 모든 제품과 시스템을 포괄할 수 있는 확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방 분야는 식품, 화장품, 샴푸 등 무한한 다각화 가능성이 있어 브랜드의 미래 가치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3류 이미지의 약점도 많았지만, 젊은 세대는 그런 선입견이 적고, 오히려 중장년층에는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초의 반대와 걱정들을 말끔히 불식(拂拭)시키고, 이제는 ‘역시 회장님이 끝까지 밀어붙이길 잘하셨다.’고 격려를 해주니 힘이 납니다.” 그의 무용담(武勇談) 같은 얘기를 듣다 보니 언뜻 『해리 트루먼』 미국 33대 대통령의 말이 떠오른다. 무한책임이라는 대통령직 무게를 새길 때마다 그는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명패 문구를 가슴에 품었다고 한다. 『The Buck Stops Here :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트루먼 대통령의 이 명패야말로 양승열 회장의 책상에 놓여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을 명어록이 아닐까.
![]() ▲ 구내식당에서점심식사중인어머니 |
『사랑하는 아들아~』 : 양승열 회장을 일깨운 어머니의 손편지
흔히 어머니가 그 자식의 앞날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링컨 대통령은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어머니 덕(德)』”이라고 하였다. 한석봉 어머니는 아들이 나태해져 공부에 소홀히 하자 캄캄한 밤에 내기까지 하며 피나는 뒷바라지 덕에 그를 조선 최고의 문필가로 키웠다. 양 회장은 홀어머니를 호랑이건강원 인근에 예쁜 집을 지어 모시고 있는 『소문난 효자』다.
“저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호기심이 남다르다 보니 사고뭉치였어요. 결국, 20대 후반쯤 한 번 사업을 크게 말아먹는 엄청난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계셨는데, 제가 사업을 망친 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집에도 잘 들어가지 않고 엉뚱한 일만 벌인다는 얘기를 들으셨나 봅니다. 잠시 한국에 나오신 후 제게 딱 편지 한 통만을 남기고 홀연히 미국으로 되돌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로 시작하는 삐뚤빼뚤하고 맞춤법도 엉망인 어머니 손편지를 몇 줄 읽어내려가던 양 회장은 그만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다. 어머니의 구구절절(句句節節)한 속마음은 너무도 준열(峻烈)하게 그의 인생의 방황과 무분별을 꾸짖었다고 한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머니지만 마지막 구절은 촌철살인 (寸鐵殺人) 그 자체였어요. ‘네가 저지른 일들은 앞으로 네 인생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실망하지 말고 꿋꿋이 용기있게 살거라....’ 사업이 힘들거나 앞이 캄캄할 때 어머니의 글만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분발하게 됩니다(웃음). 당신께서는 저의 실패를 책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마저도 앞으로 약이 될 거라고 보듬어주시고 축복을 해주신 존경스런 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1위는 『어머니』 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직은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이 굴지의 대기업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오늘의 그가 두 발로 이 땅을 힘차게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하해(河海)와 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어머니께 미력이나마 은혜를 갚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양 회장. 그의 어머니는 그간 꾸준히 글씨 연습도 하셔서 90세 가까운 나이에도 성경 필사본 글씨가 참 예쁘다고 은근히 추켜세운다. 양 회장은 딸바보에다 이제는 마미바보 소리까지 듣게 생겼다(웃음).
그의 롤 모델은 정주영 회장 : 실패하지 않고 있다면 도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양 회장이 존경하는 롤 모델과 심득(心得)하는 어록은 무엇일까 궁금하여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저는 정주영 회장을 존경하며 그분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가슴에 품고 삽니다. 다들 뜨거운 열사(熱砂)의 땅 중동에서의 건설 프로젝트 진출은 절대 불가하다며 박정희 대통령에게 반대의견을 보고하는 관료들을 물리치고 결국 한국경제의 대중흥을 성공시킨 일화를 읽을 때마다 제 가슴은 뜨겁게 요동치는 걸 느낍니다.
저는 ‘실패하고 있지 않다면 도전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실패와 좌절이 늘 따라옵니다.저 역시 큰 실패를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시기가 오히려 저를 가장 많이 성장시켜 준 『단련(鍛鍊)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늘 직원들과 함께 현재의 우리 상태가 안정적이고 순항하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오히려 우리가 도전하지 않고 있다는 『부정적 시그널』이라고 감지(感知)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불편하고, 낯선 일이라도 시도해 보자는 기업문화를 지향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잘 나갈 때가 진짜 위기다. 더 조심해라....’고 하셨는데, 저는 공감합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경영 슬로건이자 호랑이건강원의 정신은 ‘도전하되 정직하게, 실패하되 다시 일어나게’ 입니다.”
양 회장은 ‘비록 9번 실패했더라도 마지막에 1번 성공하면 성공한 것입니다’고 강조하여 순간 필자를 긴장시켰다. “실패란 목표를 포기했을 때 붙는 말입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실패는 과정일 뿐입니다. 성공 확률이 5%인 일을 10번 하면 50%가 되고, 20번 하면 100%가 됩니다. 사람은 한 번 했던 일을 두 번, 세 번 할수록 전략과 전술이 발전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집니다. 제 생각엔 어떤 일을 10번 반복한다면 오히려 실패하기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어느 CEO의 고뇌 어린 한 문장 :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양 회장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거나 도움을 준 사람들은 누구일까. “제가 한방의약품 유통업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강한 충격파를 던진 선배 CEO가 생각납니다. 그분은 제게 ‘약은 팔아먹는 게 아니라, 맡아서 전달해 드리는 거야. 사람 몸에 들어가는 걸로 절대 장난치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 순간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적지 않은 『단기 이익』이 눈앞에 어른거려도 제품의 품질에 한 치의 의혹이라도 생기면 거래를 즉시 접어버리는 분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게 갑갑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의 사업 철학을 체득하려고 애를 씁니다. 또 하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버텨준 직원들과 그 가족들입니다. 자금난으로 급여 지급이 늦어지던 날, ‘회장님, 괜찮습니다. 우리 회사 제품만큼은 꼭 지켜주세요’라고 위로해준 직원들의 진심 어린 눈빛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저는 여러 번의 위기를 넘을 수 있었습니다.
사업은 매일매일이 전쟁이요 어려움의 연속입니다. 저항을 느낀다는 것은 제가 전진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늘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神)』으로 추앙받았던 파나소닉의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피오줌을 눈 적이 없다면 성공한 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한 어록이 생생합니다. 정주영 회장 역시 ‘이봐~해보기는 한 거야’라는 불후의 명언을 남긴 분이기에 저 역시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을 경영하며 그런 정신으로 많은 난관을 극복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순간일수록 오히려 더단단해졌고, 그 과정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는 어느 CEO의 어록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 ▲ 새롬호랑이건강원 버스 |
『호랑이건강원』은 세상을 뒤흔들 힘찬 포효(咆哮)이자 회심의 승부수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호랑이건강원 전용버스로 환자들이 쇄도하고 있다. 어떤 사업모델이며 버스에 새겨진 특이한 로고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사실 저희 호랑이건강원 버스에 그려진 그림에는 작은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예전에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던 두 딸에게 제 명함을 건네주며 ‘아빠 회사 로고를 한번 그려 봐라’고 했습니다. 얘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로고가 너무 사랑스럽고 자유로워서, 그걸 거의 원안대로 버스 좌우 측면 디자인에 적용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데, 제가 딸들 자랑을 하며 우쭐하게 됩니다(웃음).”
호랑이건강원에 버스로 고객들을 모시게 된 것은 우연히 알게 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의료기 무료체험방』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그 사업자들 일부가 어르신들을 상대로 고가의 제품을 강매하거나, 효과를 부풀리는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이 왜곡된 구조를 한 번 제대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료체험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 치의 과장됨이 없이 설명하는 『건강체험 공간』으로 바꾸고자 했습니다.
버스를 이용해 고객들을 모시되, 가격과 성분 및 효과를 숨김없이 설명하고, 구매 여부는 철저히 고객의 자율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마치 식당이 주방을 공개해서 고객 신뢰를 얻듯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공개해서 신뢰를 쌓고, 그것으로 우리 스스로 제대로 하는 통제력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입니다.
이동이 여의치 않는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모시고 와서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단기 수익 창출이 녹록지 않다는 게 흠입니다. 하지만 저는 근시안적인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 이 시스템이야 말로 ‘신뢰를 자산으로 쌓아가는 장기 투자’라고 하는 소신에는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 ▲ 최고품질의 풍기인삼 |
『한방과학연구소』 : 현대판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비견될 게임 체인저
한방과학연구소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 삼성에서 인생 1막을 체득한 필자의 시각에서는 중소기업이 이런 규모의 조직을 가동한다는 게 솔직히 납득이 잘 안 갔다. “1990년대 제가 이 업에 첫발을 디딜 때만 해도, 한약의 품질을 판독하는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관능적 판단』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색깔은 예쁜가, 냄새는 어떻고, 탕을 달였을 때의 느낌은? 결국 제품의 색을 호도(糊塗)하거나 형태를 그럴듯하게 꾸미기 위한 부작용으로 이어졌고, 소비자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는 고착화된 이런 틀을 깨려면 단순한 『감(感)』이 아닌 『과학적인 데이터』가 절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중금속 검사, 농약 잔류 검사 등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연구소, 즉 『한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이곳에서 유해물질 검사, 정량 검사 등 각종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이런 기술력을 갖추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오히려 이 『고뇌어린 선택』 덕분에 저희 회사 매출이 급성장하는 『우상향 모멘텀』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뜻밖에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한방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신뢰를 얻은 것입니다. 지금도 한방과학연구소는 저희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의 『심장이자 중추』 역할을 하는 게임 체인저로서 현대판 동의보감에 비견될 수 있는 우리의 핵심 인프라요, 비장의 무기라고 자부합니다(웃음).”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 : 일당백의 새롬호랑이한의원 채종호 원장을 만나다
『의인물용, 용인물의』는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의심스러우면 아예 함께 하지를 말고, 일단 함께 했으면 의심하지 말고 모든 것을 믿고 맡기라는 용인술(用人術)의 바이블이다. 양 회장에게 『새롬호랑이한의원』 대표로 있는 채종호 원장과는 어떻게 사업 파트너가 되었는지 자초지종을 물었다.
“채 원장님과는 제가 이 업에 첫발을 디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니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때도 원장님은 늘 솔직하셨고,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는 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한의사와는 조금 다른, 독특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환자분들이 치료를 받고 나서 ‘원장님을 만나고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하시는 것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그만큼 진료만족도가 대단히 높았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이분과 함께 더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나온 후 한때 미국의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LA에서 한의원을 개업한 국제적인 한의사로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귀국 후 지난해까지 어린이대공원 인근에서 『채종호한의원』 원장으로 35년의 경륜을 쌓은 최고의 한의 전문가십니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고 더불어 사느냐에 따라 인생이든 성공이든 크게 좌우된다고 하지요. 어리석은 자는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그 인연을 살려나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물도 바위절벽을 만나야 아름다운 폭포가 되고, 석양도 구름을 만나야 붉은 노을이 곱게 빛나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채원장님도 오랫동안 저를 지켜보다가 이제는 저를 도울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시고 우리 회사 지근거리에 개원하셨습니다.
특히, 채 원장님께서는 그간 쌓아온 전문적 노하우를 십분 살려 저희 한방과학연구소 제품의 연구개발에도 전념을 다해 도와주고 계시는 분으로 우리 회사의 성공을 위해 마치 바위절벽이나 구름과 같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멘토이자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저는 채 원장님과 함께 새롬호랑이한의원을 전국구로 만드는 원대한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양 회장의 어머니는 채 원장에게 손수 빚은 만두를 듬뿍 주셨다고 한다. 요즘 시대에 흔치 않은 일이라 채 원장이 무척 감동받았다고 한다. “어머님은 저희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드시는 것을 무척 좋아하십니다. 김치를 직접 담그거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나눠주시는 일도 종종 하십니다. 지난번 채 원장께서 어머님이 오랫동안 불편해하던 허리 및 관절 통증을 침과 약으로 단번에 호전시켜 주니까 고맙다고 인사드린 모양입니다(웃음).“
![]() ▲ 호랑이건강원 제품진열대 |
그의 버킷 리스트의 첫 줄 :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일류 한방건강원』으로 도약
식약처는 최근 개인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건강기능식품을 골라서 원하는 양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한마디로 내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전문가와 상의하여 고른 뒤, 필요한 만큼만 조합해서 살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예전에는 통째로 한 병, 한 상자씩 사야 했다면, 이제는 영양·건강 상태, 복용 중인 약, 생활습관 등을 문진한 뒤, 필요한 성분만 개별 포장으로 선택해 섞어 드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식약처에서 지정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소’에서는 전문 인력이 상담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여러 제품을 소분·조합해 제공합니다.
과잉이나 중복 섭취를 줄이고, 개인별로 보다 효율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저희 호랑이건강원 역시 이런 흐름을 긍정적인 사업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전통 한방 이론과 현대 영양학, 그리고 고객의 생활 데이터를 결합하면 앞으로는 ‘전통 한방 기반의 맞춤형 건강관리’가 더욱 정교해질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그에게 호랑이건강원이 내세우는 주력 제품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전통 경옥고 처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경옥진』, 그리고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을 돕는 프리미엄 『진쌍화』 를 든다.
“쌍화탕은 한의원 처방 중 가장 빈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감기약으로만 알고 계시는데, 사실 쌍화탕은 기혈을 보하고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대표적인 보약으로 예로부터 대단히 귀한 약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저희 호랑이건강원은 진쌍화를 만드는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쌍화에 진심입니다. 저희는 원료 재배지 선정부터 직접 관리하며, 원물을 그대로 직접 달여내는 전통방식을 고집합니다. 그 결과, 인위적이 아니라 훨씬 부드럽고 깊은 풍미의 진쌍화가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한 번 드셔보신 분들이 그 효험을 더 잘 알아보시고, 그 만족감으로 꾸준한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외 침향, 대추, 배, 도라지 등 한방 소재를 현대적으로 적용한 다양한 제품군도 줄줄 언급한다. “주요 오프라인 판매처로는 신세계백화점 하남점, 용산 아이파크몰 등인데, 댁에서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마켓컬리, 쿠팡,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 온라인 몰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신뢰 기반 한방 건강 플랫폼』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는 것이 제 인생 버킷 리스트의 맨 앞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 ▲ 실패하지 않고 있다면 도전하지 않고 있는겁니다. |
성장의 나이테를 늘려가는 두 축 : 호랑이건강원과 새롬제약의 시너지
양 회장의 얘기를 듣다 보니 어느덧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슬슬 마무리를 하기 위해 화제를 중장기 성장전략 쪽으로 돌렸더니 야심찬 복안을 피력한다. “앞으로 호랑이건강원을 『프랜차이즈화』하여 전국적인 네트웍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금의 새롬제약보다 더 크게 키운 후 두 회사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극대화하게 되면 지금보다 매출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몇 배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얘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제가 보는 사업기회란 역설적이지만, 잘못된 상황·인식·태도가 만연한 곳에 반드시 존재합니다. 최근 저는 그런 시장을 새롭게 포착했습니다. 이 시장을 기회로 삼아 고도 성장의 디딤돌로 삼을 생각입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서가에서 책을 한 권 꺼내와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흘낏 보니 짐킴 홀딩스와 한국사장학교(KCA) 오너인 김승호 회장의 『생각의 비밀』이 겉장에 쓰여 있다.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많은 부분에서 제가 겪으며 느껴온 것과 너무 일치해서 전율(戰慄) 속에 한달음에 숙독을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봤던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처음엔 신문지에 불을 붙이려 애쓰지만, 일단 모닥불이 붙게 되면 그 후부터는 장작만 던져 넣으면 된다’는 말에 큰 확신과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지금 제가 시작한 『호랑이건강원 사업』은 바로 그 모닥불 위에 장작을 올리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뜻대로 녹록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큰 불길』을 키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웃음).”
에필로그 : 벽을 넘어서는 자만이 다음 세상을 본다
양승열 회장 집무실에 처음 들어섰을 때 자전거 한 대가 천장 가까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그는 세상이 간과하는 점을 간파하는 눈을 가진 소위 역발상(逆發想)의 소유자라는 것을 느꼈다.
골프 실력도 3번 치면 한 번 정도는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는 수준급이다. 건강관리 비법이라면 늦게까지 먹지 않기, 많이 걷기, 스트레스 쌓이면 억지로라도 웃기. 그리고 자기 회사 제품을 꾸준히 챙겨먹는 거는 빼놓을 수 없단다(웃음). 그의 마지막 멘트로 긴 대화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제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혹여 제 글이 『잘난 척』처럼 비춰질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습니다. 제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그 누구도 저를 값어치 있게 평가해 주지 않았고, 그래서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3D업종에 해당하는 한약재 유통회사에 취업해 60kg 마대자루를 5층까지 등에 지고 올리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부터 독립의 꿈을 키웠고 결국 스스로 길을 만들었습니다. 운좋게도 사업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그에 맞는 옷을 갖춰 입기 위해 저만의 생각, 나름의 철학들이 생겨났고, 오늘 이 지면에 그 생각들을 두서없이나마 담아보았습니다. 솔직히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듭니다.
저는 돌파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누구나 벽에 부딪히지만 그 벽을 부수고, 때론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려고 합니다. 돌파는 곧 새로운 질서와 내일을 여는 열쇠기 때문입니다. 산에 막히면 터널을 뚫고, 물에 막히면 다리를 놓으라고 한 정주영 회장은 그래서 제가 존경하는 스승이자 경영 9단이십니다. 나무는 추위와 더위, 가뭄 등의 환경에 따라 성장폭은 다르지만, 전년보다 반드시 굵어지고 있습니다.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고 확실하게 나이테를 하나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람직한 기업의 성장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비록 많이 부족하지만 어떤 국면에서도 1년, 1년 착실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새롬제약과 호랑이건강원의 『연륜(年輪)』 즉, 사업의 나이테를 새겨나갈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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