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세계골프여행10] 9박 11일 스코틀랜드 버킷리스트 1탄 'Castle Stuart Golf Links'세계100대 골프코스 캐봇 하이랜즈, 캐슬 스튜어트 코스 라운드를 마치고
스코틀랜드 인버네스(Inverness)에 위치한 캐봇 하이랜즈(Cabot Highlands)는 세계 Top 100 코스 '캐슬 스튜어트(Castle Stuart)'와 2026년 6월 개장 예정인 신설 '올드 페티(Old Petty)', 두 개의 18홀 챔피언십 코스를 보유한 곳이다. 북해를 마주한 머레이 퍼스(Moray Firth) 해안의 웅장한 자연을 배경 삼은 이곳에서의 골프는 하이랜드의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골프 본연의 가치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4월 말 방문 당시 올드 페티는 개장 전이라 가볍게 둘러봤지만, 거장 톰 도크가 빚어낸 또 하나의 걸작이 탄생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현대 링크스의 걸작, 스코티시 오픈의 유산 캐슬 스튜어트 골프 링크스는 2009년 디벨로퍼 마크 파시넌(Mark Parsinen)과 코스 건축가 길 한스(Gil Hanse)가 공동 설계해 '현대적 링크스(Modern Links)'의 정수를 보여준 명작이다. 2022년 프리미엄 골프 리조트 개발사 캐봇(Cabot)이 인수해 현재의 '캐봇 하이랜즈'로 재브랜딩 되었다. 2011~2016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스코티시 오픈을 네 차례 개최했고, 2013년에는 필 미켈슨(Phil Mickelson)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역사적 무대다.
4월의 하이랜드, 평온과 포근함의 반전 4월 말의 하이랜드는 믿기 어려울 만큼 따뜻했고, 매서워야 할 링크스의 바람마저 숨을 죽이고 있었다. 거친 자연과의 사투를 기대했던 필자로서는 오히려 실망감이 들 정도였다. 가끔 변덕스러운 바람과 비가 흩뿌리기도 했지만 10~20분이면 다시 평화로워졌다. 아침저녁 5~6도, 한낮 15도를 넘나들며 라운드를 즐기기에 더없이 쾌적했다.
이번 투어는 '인문학이 있는 골프 여행'이라는 필자의 오랜 철학과 정확히 부합했다. 캐봇 측의 세심한 배려로 라운드뿐 아니라 위스키 디스틸러리 투어, 인버네스 성과 시내 관광까지 두루 경험하며 하이랜드의 속살을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
[캐봇 하이랜즈로 가는 여정과 날씨] 1993년 영국 유학 시절 이후 33년 만의 재회다. 인천에서 아시아나항공으로 런던 히스로까지 14시간(9,330km), 영국항공 환승편으로 인버네스 공항까지 1시간 30분(720km), 환승 포함 꼬박 21시간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현지 밤 10시, 마케팅 매니저 스테파니(Stefanie)가 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했고, 공항에서 7km 거리의 '컬로든 하우스 호텔(Culloden House Hotel)'에서 3박을 묵었다.
북위 57도의 인버네스는 4월 말 일조시간이 16시간 이상이라 골프장은 저녁 6시에도 티오프를 한다. 여름에는 18시간 이상의 백야에 가깝다. "스코틀랜드 날씨는 하루에 사계절이 있다"는 말처럼 변덕스러우니, 여러 겹 겹쳐 입고 따뜻한 스웨터·얇은 패딩·바람막이를 챙기길 권한다.
[캐슬 스튜어트 코스, 어떤 코스인가] 캐슬 스튜어트(파72·7009·6592·6183·5179야드)는 스코틀랜드 9위, 세계 51위에 랭크된 현대판 링크스의 걸작이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1.4마일 구간, 수평선과 맞닿은 '인피니티 에지(Infinity Edge)' 그린, 요동치는 페어웨이(Rumpled Fairways), 자연스러운 벙커가 정체성을 이룬다. 전체 18홀 중 10개 홀의 그린이 하늘이나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인피니티 에지 형태로 설계되어 시각적 경외감을 선사한다. 황금빛 고스(Gorse), 빗자루를 닮은 브룸(Broom), 보랏빛 헤더(Heather), 해안가 마램 그라스(Marram Grass) 등 토착 식생이 하이랜드 자연의 진수를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캐슬 스튜어트 시그니처 홀] -1번 홀(파4·434야드):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내리막 오프닝 홀. 페어웨이 우측 경사가 심해 좌측으로 과감히 에이밍해야 한다. 오른쪽 너머로 머레이 퍼스가 끝없이 이어지는, 링크스의 거친 성격을 단번에 보여주는 감동적인 시작이다.
-4번 홀(파3·191야드): 코스 이름의 유래가 된 17세기 캐슬 스튜어트의 돔형 탑이 그린 너머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성의 '열린 첨탑(Open Spire)'은 코스 로고의 모티브다. 그린 앞 약 30야드 런오프(Run-off)와 좌측 플라토(Plateau) 지형이 링크스 특유의 입체적 그린 콤플렉스를 보여준다.
-9번 홀(파4·364야드): 전반을 마무리하며 클럽하우스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르막. 포대 그린(Elevated Green)이라 표시 거리보다 클럽을 길게 잡아야 한다. 3층 원형 아르데코풍 클럽하우스를 향해 마지막 샷을 날리는 극적인 구조다.
-11번 홀 (파3·144야드): 바다를 마주 보는 '인피니티 그린'의 정수. 뒤편이 오직 하늘과 바다뿐이라 거리 가늠을 어렵게 만든다. 4월 말 마침 고스가 황금빛 절정을 이루며 그린 우측을 뒤덮어 12번 홀까지 이어졌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페블비치의 전설적인 7번 홀과 비교되는 명품 홀이다.
-12번 홀 (파5·528야드): 인피니티 그린이 다시 한 번 정점을 이루는 곳.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뻗는 롱 홀로, 코스 최북단에서 멀리 샤노리 등대(Chanonry Lighthouse)를 바라보며 플레이하는 낭만이 있다.
-18번 홀 (파5·595야드): 클럽하우스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는 드라마틱한 피니싱 홀. 우측으로 머레이 퍼스 해안 절벽이 홀 전체를 따라 이어진다. '부서지고 물결치는 모래 지형'의 페어웨이와 압도적 포대 그린, 깊은 런오프가 마지막 한 타까지 정교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마침내 마지막 퍼팅을 마치면 클럽하우스의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그 어떤 보상보다 달콤하다. 웹사이트: https://cabot.com/highlands/
[컬로든 하우스 호텔(Culloden House Hotel)] 총 27개 객실의 이 호텔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 스코틀랜드 역사의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을 품은 공간이다. 1746년 '컬로든 전투(Battle of Culloden)' 직전 며칠 동안 왕위 계승을 주장한 '보니 프린스 찰리'가 이곳을 작전 본부로 사용했다. 호텔에서 몇 마일 떨어진 컬로든 무어에서 자코바이트 군대가 영국 정부군에 참패한 이 전투는 영국 본토의 마지막 정규전이자 하이랜드 클랜 문화가 해체되는 결정적 계기였다. 자코바이트 장교 18명이 이곳 지하 감옥에 사흘 숨었다가 발각되어 처형당한 기록도 전해진다. 현재 건물은 16세기 성곽에서 1788년 조지안 양식 대저택으로 거듭난 모습이다. 높은 천장, 화려한 석고 세공, 대리석 벽난로, 로버트 아담(Robert Adam) 양식 인테리어와 약 5만 평의 정원이 깊은 평온함을 준다. 인버네스 방문 시 적극 추천한다. 웹사이트: www.cullodenhouse.co.uk
[인버네스 시내 관광] -인버네스 성(Inverness Castle Experience): 네스강을 내려다보는 붉은 사암 성으로, 2025년 말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체험형 관광지로 새로 태어났다. 19세기 중반 건설되어 2020년까지 법원으로 쓰이다가, 하이랜드의 역사·신화·문화를 전통 스토리텔러(Seanchaidh)의 서사와 몰입형 디지털 전시로 오감으로 체험하는 공간이 되었다.
-울라베쉬트(Uile-bheist) 디스틸러리 & 브루어리: 네스 강변에 자리한 2023년 개장한 곳으로, 스코틀랜드 최초로 싱글 몰트 위스키 증류소와 수제 맥주 양조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브루스틸러리(Brewstillery)'다. 게일어로 '괴물'을 뜻하는 이름은 인근 네스호의 '네시' 전설에서 따왔다. 약 1시간의 '디스커버리 투어'와 30분 시음이 인상적이었다. 웹사이트: www.uilebheist.com
[캐봇 하이랜즈를 떠나며] 노란 고스와 보랏빛 잠을 품은 헤더, 그리고 수줍게 고개를 내민 브룸이 거친 바람과 웅장한 북해와 어우러지며 링크스 코스의 불멸의 명작을 선사했다. 왜 캐봇 하이랜즈가 세계 100대 코스 상위에 늘 이름을 올리는지 온몸으로 실감한, 평생 잊지 못할 라운드였다. 내일부터는 북쪽으로 약 100km 거리의 또 다른 성지 '로열 도녹(Royal Dornoch)' 36홀 라운드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일정을 완벽히 조율해 준 오랜 친구 레오나르도(Leonardo), 마케팅 매니저 스테파니, 총지배인 마크 롸이트(Mark Wright)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다.
에필로그 - 캐봇(The Cabot Collection) 브랜드의 신화 캐봇은 캐나다 기업가 벤 코완-디와(Ben Cowan-Dewar)와 미국 '밴든 듄스'의 전설적 개발자 마이크 카이저(Mike Keiser)가 설립한 글로벌 하이엔드 골프 리조트 브랜드다. 정통 링크스 스타일에 최고급 호스피탈리티를 결합해 골퍼들의 궁극적 '버킷리스트'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폐광촌을 '캐봇 링크스'와 '캐봇 클리프스'로 부활시키며 전설을 열었고, 현재 6개국 11개 거점, 18개 이상의 명문 코스를 보유한다. 최근 유럽으로 영토를 확장해 캐슬 스튜어트를 '캐봇 하이랜즈'로 재탄생시키고, 톰 도크 설계의 '올드 페티'를 추가하며 세계 최고 라인업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웹사이트: https://cab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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